푸른 도화
무릉도원까지 꿈꾼 건 아니었다. 도원결의를 맺으려는 절박함도 아니요 다산이 죽림시사의 규약으로 정한 살구꽃이 피면 한 번 모이고 복사꽃이피면 한 번 모인다는 정취가 부러웠던 차에 영덕출신 죽마고우가 건넨 강추의 눈빛을 보물지도처럼 간직하다 얼마전 청춘을 떠나보낸 아내에게 선물처럼 보여주고 싶었다. 아뿔사! 5월중순까지는 지속된다던 영덕의 복사꽃 마을은 피빛 상처 하나 남기지 않았다. 가지를 묶은 분홍 노끈이 님떠난 여인네 옷고름처럼 단호했다. 친구는 육십리 떨어진 옥계계곡에 가보라 했다. 기암절벽을 수놓은 질긴 생명들 다랭이 논같은 맑은 덤벙의 장관 쉼없이 흐르는 물소리는 속세를 다 씻을만 했지만 친구는 내게 삼화2리 이정표가 세워진 복사꽃 마을에서 양쪽으로 흐드러지게 늘어선 핫 핑크 천국이 모세의 기적..
POEM
2022. 5. 9. 16:52